◈ 완릉록 18-4 어느 시절에 道를 행하였오?
대사께서 제방을 행각하실 적에 남전(南泉 734-843)에 이르렀다.
하루는 점심 공양을 할 때 발우를 들고 남전의 자리에 가서 앉으셨다.
남전이 내려와 보고는 대사께 물었다. "장로께서는 어느 시절에 道를 행하였오?"
"威音王 부처님 以前부터입니다."
"그렇다면 내 손자뻘이 되는구먼."
그러자 대사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 버렸다
********원오당 한소리********
[대사께서 제방을 행각하실 적에 남전(南泉 734-843)에 이르렀다.
하루는 점심 공양을 할 때 발우를 들고 남전의 자리에 가서 앉으셨다.]
이 행각의 연유를 보면 황벽스님은 행각을 많이 하신 納僧이였음을 잘 알 수 있다.
일정한 處所도 절도 없이 그렇게 유연하게 산천경계를 유람하면
因緣이 닿으면 因緣에 應하고 그렇게 浮萍草처럼 떠도는 納僧이였을 것이다.
훗날 배휴를 만나기 전의 일이니. 남전스님은 마조스님의 법제자이며
남전은 地名이니 아마도 그곳에서 法을 펴고 계셨든 모양이다.
그래서 황벽스님은 남전스님과는 法姪이 되므로
남전에 있는 남전스님 절에 가 많은 시간을 보냈던것 같다.
그때의 일화이다. 황벽스님은 그럼 왜 숙질이자 조실이신 남전스님 자리에 발우를 들고 앉았을까?
여기서 한 行動은 無遮禪인 것이다.
祖室이니 客僧이니, 主니 客을 떠나 差別相을 떠난 無差別의 行爲인 無遮禪인 것이다.
요즘도 아직 이 無遮禪의 傳統은 그 脈을 이어오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여기서 無遮禪의 眞面目을 보여준다.
[남전스님이 내려와 보고는 대사께 물었다.
"장로께서는 어느 時節에 道를 行하였오?" "위음왕 부처님 이전부터입니다."
"그렇다면 내 손자뻘이 되는구먼."]
無差別的 行爲를 모를 남전스님이겠는가. 알면서도 전혀 다른 表現을 쓴다.
長老라고 호칭하였다. 왜 그럴까 納僧이니 그냥 客僧일 뿐이다. 納僧에게는 號稱이 없다.
황벽스님도 황벽산에서 法을 펴기 前에는 그냥 客僧인 納者였다.
그래서 그렇게 號稱하면서
'어느 時節에 道를 行하였오?'라고 묻는다.
어느 時節 이 말의 뜻을 잘 새겨 들어야 한다.
原來 時間과 空間이 없는 본래공(本來空)인 무차선(無遮禪)은
時間과 空間을 뛰어넘은 자리인 지금 여기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 長老가 들어내 보이는 이 道가 무엇인가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황벽스님이 이렇게 답하신다. "威音王 부처님 以前부터입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인가?
威音王은 바로 이 世界가 생기던 時期에 王이니 無量數의 過去 世界이다. 卽, 本來空을 말하고 있다.
'그냥 안고 싶으면 앉으면 되지 여기서 무슨 道를 따지는가 '라고 반문하고 계신것이다.
그런데 남전스님이 또 누구신가. 바로 한 말씀하신다.
本來空이라고 장노 당신이 그러는데,
좋다 그래 그런 過去나 未來는 다 本來空이라지만 그러나 嚴然히 이 자리가 있지 않은가?
그러니 자네는 次例나 順理를 벗어나 그 無差別의 無爲가 다른 사람에게 嚴然히 不便을 주고 있으니
그 行爲는 本來空이 아니라 逆順境界이네 그려. '그렇다면 내 손자뻘이 되는구먼.' 하시면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平常心을 드러내 보여셨다.
그러자 황벽스님도 더는 할 말이 없다.
ㅎㅎㅎ '그러자 대사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 버렸다.'
알겠는가?
무차선(無遮禪)도 본래공(本來空)도
'지금 여기' 를 떠나서는
다 헛소리라는 말씀이다!!!!!!
***본불본락(本佛本樂) 하옵소서! ()()()***
***화엄동산에서 원오스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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