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바다 위에 생겨났다 꺼지는 파도(물결)가 아니다, 바다가 당신의 본래면목이다.
삶, 세상, 인생은 쉼없이 끊임없이 변화되는 무엇이다. 바다는 여여하여 늘 한결같지만, 바다 표면엔 항상 많은 물결들이 파도친다.
인연따라 변화되는 삶은, 단 한 번도 똑같은 순간이 지속됨 없이 매 순간 전혀 새로운 지금의 삶이 펼쳐진다.
흐르는 물에 두 번 손을 씻을 수 없고, 똑같은 들숨을 두 번 들이마쉴 수는 없다.
제행무상(諸行無常 ; 모든 것은 항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세상 모든 것들의 끝임없이 변하는 것이야말로 진리다. 진리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변하지 않고 항상하기를 원한다. 변하지 않고 항상해서 자기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내가 '어떤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그런 변하지 않는 고정된 존재로 남아있고자 하면, 그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와 어긋난다. 왜 내가 어떤 특정한 존재가 되어야 하지? 왜 사람들은 자기만의 정체성을 정해 놓고, 그 정해논 대로 살려고 할까? 그것이 안심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변치않는 안정감을 갖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아상'이고 '에고'다.
자기라는 정체성을 고정되게 유지하고 싶어하는 마음. 그러나 그 고정된 정체성에 고집하면, 괴로워질 수밖에 없다. 세상 모든 것은 변화된다는 제행무상의 이치가 곧 삼법인이라고 해서, 확고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나를 '어떤 고정된 사람으로 고집하지 말아 보라. 끊임없는 변화하는 가운데에서 내가 가장 좋게 느끼는 한 순간의 나를 고정지어, 계속 그런 존재로 남고 싶어하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사실 변화되는 것,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은 내가 아니다. 생겨나고 사라지는 그것을 '나'라고 착각하기에, 그런 좋은 나에 집착하는 것일 뿐. 이 모든 변화가 가능하게 하는, 이 모든 변화가 일어나는 근본이 되는 바탕, 이 모든 변화를 알아차리는 신령스러운 앎, 그것만이 변하지 않는다.
변화를 탓하지 말라. 변화를 탓한다고 변화가 멈추지는 않는다. 끊임없는 역동적인 변화됨, 그것이야말로 삶의 아름다움이다. 그 모든 변화를 다만 지켜볼 뿐, 거기에 개입해 변화를 멈추려 하거나, 내 뜻대로 변하도록 통제하려고 하지 말아 보라. 내가 변하고, 내 삶이 변하고, 내 소유물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진정한 나라는 이 텅 빈 공간 위로 무수히 많은 변화들이 오고갈 뿐이다. 바다 위에서 파도가 일어났다가 사라지듯. 당신은 생겨났다 사라지는 파도가 아니다. 변함이 없는 바다야말로 당신의 본래면목이다.
글쓴이 : 법상
'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 방편을 벗기고, 곧바로 참된 법을 직면해야 하지 않을까요? (2) | 2024.01.06 |
---|---|
나를 확장하는 법은 자연을 향해 나를 열어두는 것이다 (0) | 2024.01.03 |
사람들을 말하게 하기도 하고 움직이게 하기도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2) | 2024.01.02 |
알아차림이 저절로 알아차려지는 알아차림의 바다, 그 알아차림의 바다 위에서 우주삼라만상이 파도처럼 생멸(生滅)할 뿐이다 (0) | 2024.01.01 |
지금 여기 눈앞에 있는 이대로의 세상이 전부입니다. (1) | 2023.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