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마음 / 서암 스님
우리가
흔히 마음이라고 부르는 마음은 根本生命에서 벗어난 그림자(幻影)일 뿐입니다.
그러한
그림자 같은 모든 마음은 엄연히 흘러가는 마음, 즉 고정적으로 실제하지 않는 '생각'입니다.
기쁜
생각을 일으켜도 단 5분이나 10분을 지속하지 못하고 또 다른 슬픈 생각이나
온갖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서 흐르고 있는 마음입니다.
계속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마음 이것이 전류(轉流)하는 중생의 생각이지요.
끊이없이 구르고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생각이 일어나는 그 근본바탕이 '본래마음자리'입니다.
이 본래마음자리 그 자리는 아무리 찾아봐도 결코 찾을 수가 없고 더더욱 알 수는 없습니다.
이 자리는 말이나 생각으로 미치지 못합니다. 이 자리는 말과 생각이 끊어진 자리입니다.
이 자리는 영원히 항상 있어서 일찍이 생겨나지도 않았고 사라지지도 않는 불생불멸하는 자리입니다.
이자리는 항상 밝게 빛나는 아주 영특하고 신통한 자리입니다. 이 자리를 불교에서는 부득이하게
이름을 지어 붙여서 그 자리를 본래마음자리니 부처니 열반이니 하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그런 단어들은 부득이하게 방편으로 지어 붙이는 말이지
그 근본
바탕자리는 마음도 아니며 부처도 아니며 열반도 아닙니다.
이 근본
마음자리는 어떠한 이름도 지어 붙일 수가 없습니다.
이 근본
마음자리는 모양, 흔적, 느낌, 성질, 방위, 시종도 없습니다.
둥근
그릇에는 모난 모양이 담길 수 없고, 검은 색은
흰 것과 공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듯
고정된 모양이 있다면 다른 것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근본마음자리가 본래 악하다면 다시 착해질 수 없을 것이고,
근본마음자리의
빛이 본래 붉다면 다시 푸르지 못할 것이고,
근본마음자리가
본래 강하다면 다시 부드러워지지 못할 것입니다.
이 자리는 붉지도 않고 푸르지도 않으며, 모나지도 않고 둥글지도 않으며,
강하지도 않고 부드럽지도 않으며,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는 자유자재하게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강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하며, 착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는 온갖 작용을 다 합니다.
이 본래
마음자리는 우주를 송두리째 집어 삼켜도 부족함이 없고,
이 근본
마음자리를 똘똘 뭉쳐서 바늘 끝 같은 작은 구멍에 몰아넣어도 비좁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은 흘러가는 조각조각의 생각들을 실재하는 그 어떤 것으로 착각하여
흘러가는
생각 거기에 집착하고 사로잡혀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것입니다.
여러
환경에 따라서 일어나는 기쁜 생각이나 슬픈 생각이 자기를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환경이 올 때는 웃으며 즐거워하고 괴로운 환경이 올 때는 슬퍼하며 괴로워합니다.
깃발이
바람에 날리듯이 내가 사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은 웃고 싶은데 성내게 되고 사랑하고 싶은데 미워하게 됩니다.
흘러가는
생각이 실재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것이 참선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일어나는 자리, 본바탕, 근본 마음자리를 돌이켜 보는 것이 참선입니다.
이 근본
마음자리을 알고나면 그 때는 내가 웃고 내가 성내고 내 인생을 내가 만듭니다.
내가
능동적으로 사는 것이지 주위 환경에 의해서 피동적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 이
세상 모든 것에 구애 없이 자유자재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소리없는 소리』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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