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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자유롭게 오고 가도록 내버려 두라

장백산-1 2015. 9. 3. 01:10

 

 

삶이 자유롭게 오고 가도록 내버려 두라

 

 

어떤 사람에게 ‘저 사람이 너를 뒤에서 욕하더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냥 누군가 나를

욕했구나 하고 탁 흘려보내면 아무런 문제가 않생깁니다. 이 수십억 인구 가운데 한 사람이 뒤에서 나를

욕했어요. 그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더구나 그 욕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들은 말이니 100% 분명한 사실

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마음은 ‘어쩌면 저 녀석이 동네방네 나를 욕하고 다닐지도 몰라’, ‘어쩌면 나를 공격하려

들지도 몰라’, 하면서 온갖 생각 마음으로 그 욕이라는 말의 에너지를 키워요. 단순한 욕 한마디를 그냥

지나쳐 버리면 되는데  남이 나를 욕을 했다는 그 생각 하나에 온갖 에너지를 투입함으로서 그 욕이라는

에너지에 생각이라는 에너지인 밥을 주어 욕이라는 에너지덩치를 키우는 겁니다. 그러면 그 욕의 에너지

덩치가 너무 커져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립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에 온갖 생각이라는 에너지와 분별하는

에너지라는 밥을 주지 않음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그 자리 그 곳에서 문제를 딱 끊어버립니다. 문제를

문제가 발생한 바로 그 자리에서 종결짓는다는 말이지요.

 

그러면 이렇듯 모든 문제를 문제가 발생한 그 자리에서 깨끗하게 종결짓고 넘어가려면, 즉 자연스럽게

그 문제라는 에너지가 자유롭게 흘러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사건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그 문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화가 나는 마음으로부터 떨어져서

그 화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 화를 분명히 지켜보게 되면 그 화를 대하는 생각이라는 에너지가 덩치를

키우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떤 사건이나 문제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삶으로 일어나는 문제나

사건과 다투는 대신 그 문제나 사건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 마음 의식이 만들어내는 삶의 모든

문제를 注視할 때 삶이 어떻게 바뀔까요?  매일 매일이 휴가가 되고 주말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집에 가서 좀 쉬고 싶다’ 하지만 집에 가서 쉬고 싶은 것을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당장에 쉴 수 있습니다. 사실 집에 가서 쉬고 싶다 하고서도 정작 집에 가서는 쉬지 않죠. TV 켜놓고

쇼파에 누워서 TV 보고 있잖아요. 머릿속은 온갖 생각과 계획들로 가득 채워둔 채 말입니다. 그건 쉬는

것이 아니죠. 엄청난 삶을 세상을 문제를 머릿속에서 양산해 내는 작업만을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나 문제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그것들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게 되면 매일 매일이

아주 새롭고 흥미롭고 생기로운 휴가가 되고, 주말이 되며, 참된 휴식, 쉼이 되는 것입니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직장생활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것은 완전 중립입니다.

직장이 좋거나 나쁘다는 해석 판단 생각은 우리 생각 마음 의식 속에서 만들어진 觀念, 槪念일 뿐이지요.

그런 해석 판단 생각은 의식 마음 생각이라는 내면의 문제이지 직장이라는 외부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한 발짝 떨어져서 직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나 사건을 다만 지켜볼 때, 우리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사건을  생각이라는 에너지로 부풀리거나, 덩치를 키우지 않고 그 문제나 사건을 그저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됩니다. 문제나 사건을 한 발짝 떨어져서 분별없이 있는 그대로의 그 문제나 사건을 바라볼 때

직장의 문제나 사건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중립적인 현실일 뿐입니다. 그 사건이나 문제는 나의 삶, 세상

이라는 현실이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맑은 삶이라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발짝 떨어져서 분별 판단 해석없이, 생각 마음 의식에 휘둘림 없이 다만 삶이라는 세상, 현실로 일어

나는 끊임없이 파동하는 에너지정보체인 이 세상 모든 것이 내 존재 위를 흔적도 없이 스쳐 흘러가도록

내버두면 그것으로 만사 오케이 입니다. 다만 우리 생각 마음 의식은 이 세상 그 모든 것들이 내 존재

위를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둔 채 지켜보면 되는 것입니다. 몽환포영 같은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아닌 파동하는 에너지정보체인 이 세상 모든 것들, 우주만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그것에 깊이 개입하지 않은 채, 그저 영화 한 편을 보듯이 생각 마음 의식이 조작해내는 삶, 세상,

현실이라는 몽환포영 같은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아닌 영화 연극을 다만 흥미롭게 구경하면 됩니다.

 

그러면 삶, 세상에 불평불만이 있을 때를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몽환포영 같은 삶, 세상,

현실과 갈등하지 않고 삶, 세상, 현실의 모든 일들이 자연스럽게 나라는 존재에게 왔다 흘러갈 수 있도록

시비 분별 비교 해석 판단 없이 허용하고 수용하고 관찰하게 됩니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평일 오전 07:55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