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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에 울컥한 유시민 "대한민국에 희망 없지 않구나"

장백산-1 2019. 9. 15. 01:28

'조국 대전'에 울컥한 유시민 

"대한민국에 희망 없지 않구나"


[하성태의 사이드뷰] 
조국 관련 소회 밝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19.09.14 20:50l최종 업데이트 19.09.14 21:11l 하성태(woodyh)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를 비판했다.
▲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를 비판했다.
ⓒ tbs
 
"스릴러에서 악당들이 주인공을 제압 못 할 때 가장 흔히 쓰는 수법이 가족을 인질로 잡는 거예요. '조국 네가 죄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어. 그러나 지금 여론이 이렇잖아? 그러니까 이쯤에서 네가 안 물러나면 가족이 다쳐' 이 사인을 준 거라고 저는 봐요. 저질 스릴러로 국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이렇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이른바 '조국 대전'의 양상을 '가족 인질극'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검찰이 당시 후보자였던 조국 장관의 가족 의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직후였던 지난달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였다.

유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조국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에 '올인'하는 야당과 일부 언론은 물론 무리한 압수수색을 강행한 검찰까지도 전방위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앞다퉈 언론이 유 이사장의 '입'에 주목했고,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갑론 을박이 벌어졌다.

여론도 차츰 움직이는 듯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8월 28일(검찰 1차 압수수색 이튿날) 1차 조사에서 '조국 장관 임명' 반대가 54.5%, 찬성이 39.2%로 찬반 격차가 15.3%p였던 반면, 30일(유시민 이사장 방송 인터뷰 이튿날) 2차 조사에서는 찬반 격차가 12.0%p로 감소했다(반대 54.3%, 찬성이 42.3%).

조국 장관 임명을 찬성하는 측의 결집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 이튿날인 지난 3일 3차 조사는 찬반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5.4%p로까지 줄기도 했다. 물론 여론은 계속 출렁였다. 동양대 표창장 의혹 논란과 이어지는 검찰 수사,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찬반 격차는 급격히 요동쳤다.

그리고, 잘 알려진 대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장관 임명을 재가했고,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의 닻을 올리며 법무부장관으로서 업무에 돌입했다. 그에 앞서, 유 이사장은 청문회 직전 동양대 최성해 총장과의 전화 통화로 또 한 번 언론 지면에 등장하기도 했다. 일종의 관전자에서 '사건'의 플레이어로 떠오른 모양새였다.

그렇다면 유 이사장은 지난 한 달 간 대한민국을 강타한 '조국 대전'의 진행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13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유 이사장은 예의 그 '가족 인질극' 비유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검찰과 언론을 향한 질타를 굽히지 않고 있었다.
 
 13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8회 '유시민 그리고 조국수호 3인방'에 출연한 유시민 이사장.
  13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8회 "유시민 그리고 조국수호 3인방"에 출연한 유시민 이사장.
ⓒ 유튜브 갈무리
 
검찰과 언론의 '선이해'가 문제

"검사는 직업이 의심하는 일이니까, 조국 일가가 '가족 사기단'이라고 의심하는 건 좋다. '조국은 완전 위선자에다, 파렴치범이다, 완전 거짓말쟁이다'라고. 그리고 언론에서 검증이란 이유로 야당과 손잡고, 야당과 일치되는 의혹들을 제기했다.

이걸 철학에서는, 인식론에서는 '선이해'라고 한다. 어떤 대상에 대해 자신이 일부 알고 있는 토대를 해서 견해를 형성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의심을 가지고 있더라도 증거와 사실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야만 한다. 검사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처음에 의심했는데 아니라면 접어야 한다. 처음에 가지고 있던 의심, 확신, 편견이 틀리면 안 돼, 틀리면 망하는 거야, 이런 자세로 뭔가 나올 때까지 파는 건 안 된다."


풀이하자면 '전 민정수석 조국을 '범죄자'로 만들려는 잘못된 전제가 언론의 수많은 의혹보도와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불러왔고,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무오류를 증명하기 위한 언론과 검찰의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유 이사장이 거듭 "사실을 발견한 후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나도 선이해가 있지만 수정할 수 있는 자세는 가지고 있다. '조국이 그런지 몰랐는데 장관하면 안 되겠네'라고 판단할 만한 사실들을 ('조국 대전'에) 참전할 때('뉴스공장 인터뷰')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또 언론이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팩트들이 뒤에 나왔지 않나. 사실이 가지는 의미나 조국이 범죄 일가라는 그 의심을 놓고 봤을 때, 언론이 전문직업인으로서 '팩트 파인더'의 자세가 안 돼 있는 것 같다."

유 이사장은 논란이 됐던 최 총장과의 통화에 대해서도 전후 맥락을 설명했다. 그에 앞서 2000년대 초 최 총장으로부터 교수직 제의도 받고 이후 2~3년에 한 번씩 만나는 관계라고 전제한 유 이사장. 그의 설명에 따르면, 통화는 약 15분 정도였고, 내용의 절반은 '팩트체크', 절반은 안부와 농담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표창장의 총장 직인 문제, 정경심 교수의 채용 경위, 조아무개씨의 영어연재센터 봉사활동이나 급여 등 사실 관계를 체크했다는 것이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호외 방송을 해야 할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유 이사장은 "최 총장이 다른 사람과의 통화를 뒤섞어서 얘기했다"며 정 교수의 경우 "2011년 채용 공모를 했는데, 총 9명 중 정 교수가 예선통과의 3배수로 올라왔고, 그 중 점수가 1등이었다고 했다"며 자신이 확인한 내용을 열거했다. 이 대목에서 유 이사장은 직접 취재하지 않고 확인하지 않는 일부 언론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아는 동양대 교수들과도 전화를 몇 통 해서 확인했는데, 최 총장과 말이 다르더라. 몇 가지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었다. 조민양이 실제로 여름방학에 영주로 내려가 봉사활동을 직접 했다더라. 기자들은 왜 영주에 가서 취재를 하지 않았나. 전화 세 통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조차 말이다. 오로지 권력자를 욕하는 게 언론인의 사명은 아니지 않나."

"정 교수 컴퓨터에서 나왔다던 직인도 표창장 위조에 관한 이 시나리오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런데 며칠 후에 SBS에 단독으로 나오더라. 사실 동양대 건 전체가 조국을 스스로 사퇴시키기 위한 압박이었다. 이런 식으로 언론이 검찰에서 직간접적으로 흘러나오는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써서, '조국과 그 아내가 아이 스펙을 위해서 상장을 위조했네'와 같은 이미 유포된 대중적 편견과 선입견, 인식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13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8회 '유시민 그리고 조국수호 3인방'에 출연한 유시민 이사장.
▲  13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8회 "유시민 그리고 조국수호 3인방"에 출연한 유시민 이사장.
ⓒ 유튜브 갈무리
 
끝나지 않은 가족 인질극... 3막이 열렸다

또 유 이사장은 '가족 인질극'이란 자신의 견해를 철회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언론과 검찰이) 부족한 사실을 가지고 조립하고 맥락을 만드는데, 그렇게 보면 이건 가족 인질극"이라며 "조국 자신은 문제가 생길 수 없다, 그러면 조국을 주저앉히는 방법은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조국 대전'이 "1막과 2막에 이어 3막이 시작됐다"고도 했다. 임명 이후에도 이 '조국 대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처음 언론의 문제제기와 야당 폭로가 1막, 검찰이 압수수색하고 대통령이 임명하기까지가 2막이라면 이제 이제 3막이 열렸다. 인질극의 성격이 바뀌었다. 이제는 대통령이 상대방이 된 거다. (대통령) 당신이 조국이란 총을 버려라(중략). 언론에 나온 공소장을 보니 (정 교수가) 성명 불상자와 공모해서 표창장 위조했다고 하더라. 성명 불상자가 누군지 모르는데 어떻게 공모해서 위조를 하나.

펀드 관련 녹취록도 앞뒤가 없더라. 즉, 맥락이 없는 팩트다. 맥락이 가지는 의미를 해석하려면 전후 녹취를 봐야 한다. (펀드 관계자가) 영장실질심사 받으러 갈 때 기자들한테 조국이나 정 교수를 알지도 못했다고 말하더라. 기자들도 (녹취 내용을) 빤히 안다. 다만 다른 회사에 보도를 뺏길까봐 그대로 보도하는 거다. 가족 인질극이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3막이 열린 거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 임명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잘하신 결정"이라면서도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3막이 어디로 갈 지 모르겠다. 문 대통령도, 지지자들도, 저도 리스크를 다 같이 떠안고 가는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사모펀드와 동양대 표창장 의혹을 비롯해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의 임명 여부 발표를 앞두고 방송사의 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처럼 "조마조마"했다는 유 이사장. 그가 진행자 김어준과의 인터뷰 말미 털어 놓은 '조국 대전'을 지켜본 개인적인 소회는 이랬다.

"'조국 대전'에서, 저는 크게 마음이 움직였다. 처음엔 절망적이었다. 이렇게 언론이 수만 개의 기사를 쏟아내는데, 그 중에 99.9%가 근거도 없이 욕하는 거였다. 그러면 이건 견디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을 했는데, 그 와중에도 가끔 나오는 여론조사를 보니까 '조국 찬성' 여론이 40%를 왔다 갔다 하더라.

그리고 십자포화를 맞는 가운데 후보자 자신과 가족이 견디는 게 보였다.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가에 따라서 여론이 영향을 받는 것도 보였고. 그러면서 세상이 좀 달라지긴 달라지는 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녁에 혼자 울컥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지 않구나."


그리고 추석 연휴가 한창인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가 인천공항에서 검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검찰 수사에 따르기 위한 조모씨의 자발적인 귀국인지, 다른 경위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 불가"로 알려졌다. 역시나 이에 대해서도 맥락을 모두 전하지 않은 보도가 쏟아지는 중이다. 유 이사장의 말마따나, 아직 '조국 대전'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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