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상)', '내 뜻(내 생각, 아집)'이 내려놓아지고
마음공부, 즉 깨달음은 그동안 '내 뜻(내 생각)'대로 삶을 살아보려고 애쓰던 삶에서, 문득 돌이켜 '내 뜻'이라는 것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음에 눈뜨는 것이다. 삶은 '내 뜻'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끊임없이 현실세상과 갈등을 일으킨다.
현실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다. 그 때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조급해하고, 화를 내고, 왜 내 뜻 내 마음대로 현실이 굴러자지 않느냐고 하소연을 한다. 사람들은 내 뜻, 내 마음대로 되는 삶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다하고, 노력을 다해도 되지 않으면 절망한다.
내 생각과 삶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그 '내 뜻'을 끝끝내 내세우며,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단호한 정신으로, 삶과 싸우다가 결국 삶에 패배해서 무너져 내린다. 그처럼 극단까지 간 뒤에 실패를 맛보고 난 사람 중에는, 문득 사람은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이라는 진실을 목도하게 된다. 내 뜻대로 되어야 한다고 했던 그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 때 비로소, 내 뜻 내 생각에 대한 포기가 찾아온다. 그것이 곧 내려놓음이고, 비움이며, 고집을 버림이고, 내맡김이다. 이제부터 삶은 달라진다. '나라는 아상', '내 뜻'이라는 아집이 내려놓아지고, 에고의 죽음을 맞이한다.
내 뜻에고가 죽었는데, 그래서 더 이상 삶과 싸우지 않는데, 그런데 삶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전혀 힘들이지 않고 굴러간다. '앗! 이건 뭐지?' 아상 아집을 다 포기했는데, 왜 이렇게 삶이 저절로 살아지지? 내 뜻이 완전히 포기가 되니, 무언가 모를 삶 자체에 완전히 내맡기게 된다. 이것이 부활이고, 깨어남의 소식이다. 이제는 더 이상 괴로울 일이 없다. 그 누구와도, 세상과도 싸울 필요가 없어진다.
삶은 더없이 가볍다. 내가 고집할 일이 더 이상 없다. 사실은 '내 뜻'이 포기되면서, '나'라는 자아관념까지 내려놓아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내 뜻대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이것이 살려지고 있음을 자각한다. 그저 살려지고 있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저절로.
글쓴이 : 법상
'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름(名)과 모양(相)을 빼고 보라. (0) | 2024.01.10 |
---|---|
깨달아서 좋은 것이 뭐가 있나요? (0) | 2024.01.10 |
삶에 순종하고 내 삶에 일어나는 것들이 일어나도록 허용해 주는 것 (1) | 2024.01.07 |
무한한 가능성과 접촉하는 순간 (1) | 2024.01.07 |
이제, 방편을 벗기고, 곧바로 참된 법을 직면해야 하지 않을까요? (2) | 2024.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