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어떤 삶이 오든 상관하지 말고, 지금 여기 눈앞에 드러나 있는 바로 이 삶 속으로 뛰어들라.
어떤 스님이 동산양개 스님에게 물었다. '추위와 더위가 닥쳤을 때는 추위와 더위를 어떻게 피합니까?'
양개가 답했다. '어찌하여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곳으로 가지 않느냐?'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곳이 어디입니까?'
양개가 답했다. '추울 때는 너룰 꽁꽁 얼어 붙게 하고, 더울 때는 너를 더없이 덥게 하라'(寒時寒殺闍黎, 熱時熱殺闍黎)
괴로움이 내게 오면 괴로움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추위가 내게 오면 추위 속에 풍덩 뛰어들어 꽁꽁 얼어 붙게 하며,
외로울 때는 한없이 외로워하라.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내 눈앞에서 경험되는 바로 그것이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여 지도록 하라.
그것이 불이법이며, 불이중도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그것이 있다면 그것이 내가 받아야 할 진리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그 속으로 풍덩 뛰어들 때, 그것과 내가 하나되어, 둘로 나뉘는 괴로움은 사라지게 된다.
내가 바로 그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너무나도 쉬우면서도 어려운 중도 수행이며, 삶의 놀라운 치유법이다.
무엇이 내게 오든 내 눈앞에 와 있는 이대로의 이것과 하나되어 그 속으로 뛰어들라.
피해 달아나려 하게 되면, 지금 이대로의 진실과 내가 둘로 나뉘어 싸우게 된다. 영원히 그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도리어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를 온전히 받아들여, 이것과 살아줄 때, 지금 이것으로써 살게 될 때, 이것과 그것은 둘로 나뉘지 않는다.
이 세상 어느 것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나를 괴롭힌다고 착각히는 대상이 바로 나와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때에 진정 동체대비의 자비심이 드러난다. 삶은 나를 온전한 자비로써 끌어안는다. 내가 나를 괴롭힐 수 없다.
삶은 나를 괴롭힐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삶이 내게 오든 상관하지 말고, 눈앞에 드러나 있는 바로 이 삶 속으로 뛰어들어 보라.
그렇게 하는 것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영적인 진실과 하나되는 길이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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