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당신과 나의 본질

장백산-1 2015. 6. 28. 20:48

 

 

 

 

 

당신과 나의 본질에 대하여

시사INLive | 이현우 | 입력2015.06.27. 11:20

 

            

슬로베니아 정신분석학파의 일원으로 활동한 살레츨은 슬라보예 지젝, 믈라덴 돌라르 등 다른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獨逸 觀念論 및 批判理論과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공통의 이론적 지주로 삼는다. 이들 저작이

소개될 때마다 흥미롭게 읽는 것은 개인적인 관심 때문이지만 <不安들>은 좀 더 널리 읽힐 만하다. 우리가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면 말이다.

물론 不安이 어제오늘의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살레츨은 우리가 앞선 시대의 不安과는 다른 새로운 不安을

經驗하고 있다고 진단하는데, 그 主原因이 社會的 役割, 正體性을 바꾸려는 끊임없는 欲望, 行動의 지침 부재

등과 더 관련된다고 생각해서다. 그렇다고 불안이 부정적인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니다. 不安을 幸福의 障碍物

로 여기고 統制 對相으로 보는 것이 오늘날의 主된 觀點이지만 살레츨은 精神分釋의 觀點을 빌려 不安이

人間의 本質的 條件이기도 하다는 점을 다시 환기시킨다.

 

 

不安에 관한 정신분석의 이론은 무엇인가. 프로이트는 不安을 리비도의 억압이나 거세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뒤를 이어서 라캉은 不安을 主體와 大他者 사이의 관계로 설명하면서 이를 정교화했다.

大他者란 主體가 '말하는 존재'로서 進入하게 되는 '社會的·象徵的 네트워크'를 가리킨다. 이 '상징계'로

進入할 때 主體는 상징적 거세를 겪는다. 이 過程을 거쳐서 主體는 象徵的 秩序 속에서 特定한 자리를

차지하며 權力이나 地位를 얻는다. 가령 경찰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다가도 제복을 입는 순간 권력을 가진

자가 된다.



 

 

↑ ⓒ유튜브 갈무리 : 슬로베니아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레나타 살레츨(위).

 

問題는 大他者 自體도 非一貫的이며 分裂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大他者가 무엇을 欲望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大他者의 欲望에 비추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대타자의 결여에 대해 主體는 자신의 결여로 답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不安은 바로 主體가 自身의

결여나 大他者의 결여를 다루는 방식이다.



大他者는 主體에게 늘 不安을 유발하며 '대타자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만든다.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일반적인 사례로 神經症者들은 幻想을 통해서 自身의 결여를 가리고자 한다. 幻想

이란 主體에게 一貫性을 제공해주는 시나리오다. 主體가 欲望의 對相과 特定한 관계를 맺도록 해주는 것이

幻想이다. 幻想은 主體의 不安을 막아준다. 幻想을 통해서 主體는 自己 삶이 一貫的이고 安定的이라고 錯覺

하며 社會的 秩序 또한 아무런 敵對 없이 一貫的이라고 認識한다. 다시 말해 幻想은, 主體가 결여를 特徵으로

하며 社會는 여전히 敵對를 그 特徵으로 한다는 사실을 隱閉한다.

불안이 '없는' 사회도 위험한 곳이다

그렇게 不安에 대한 保護膜으로서 幻想이 우리를 便安하게 만든다면, 不安은 우리를 不便하게 만든다.

不安은 우리를 잠식하며 마비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 不安은 幻想이 갑작스레 깨질 때 우리

가 봉착할 수 있는 破局에 미리 對備하게 해주는 效果가 있다. 不安을 外傷으로부터 主體를 保護하려는

信號로도 간주하는 이유다. 不安을 없애거나 統制하는 일이 能事는 아닌 것이다.

살레츨은 主體가 不安을 經驗하는 것은 '主體가 個人의 特徵인 결여 및 社會의 特徵인 敵對와 特定한

방식으로 씨름하는 징후'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불안한 사회도 문제지만 불안이 배제된 사회라고

해서 더 나은 것도 아니다. 戰鬪를 앞둔 병사들이 不安에 떠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런 不安도 느끼지 않는

병사들이 더 恐怖스럽다는 한 美軍 지휘관의 말은 不安이 갖는 의의가 무엇인지 잘 시사한다. 곧 不安이

없는 사회도 우리가 살아가기에는 똑같이 危險한 곳이다. 이렇듯 不安의 正體와 構造에 대해서 이해한다

면, 幻想과 不安 사이에서 좋은 均衡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현우 (서평가) /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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