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오만 가지 생각이 한 점 눈송이일 뿐이다

장백산-1 2016. 10. 27. 18:12

오만 가지 생각이 한 점 눈송이일 뿐이다


천 가지 계교와 만 가지 분별하는 생각들이 모두 뜨거운 화롯불에 떨어지는 한 점 

눈송이일 뿐이다. 진흙으로 만든 소가 물위를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찢어지더라.


千計萬思量  紅爐一點雪  泥牛水上行  大地虛空裂

천계만사량  홍로일점설  니우수상행  대지허공렬


-서산집, 청허 휴정 선사

 

천 가지 계교와 만 가지 생각들이 모두 뜨거운 화롯불에 떨어지는 한 점의 눈송이처럼 되었다는 말은 

일체의 分別하는 생각 망상 번뇌를 소멸해 버린 절대부정의 상태다.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닌 

경지다. 선리(禪理)의 용어로는 대기(大機)며 쌍차(雙遮)다. 쌍차에는 또한 쌍조(雙照)가 따르게 마련

이며, 대기에는 역시 대용(大用)이 있게 마련이다.


절대부정에는 또한 절대긍정이 있다. 그래서 다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이다. 이처럼 절대긍정의 

경지를 “진흙으로 만든 소가 물 위를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찢어지더라.”라고 格 밖의 소식처럼 표현

했으나 결코 格 밖의 일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 

일상생활 속의 일이다. 부르면 대답하고 꼬집으면 아파하는 이일일 뿐이다.


차(遮, 차단함)와 조(照, 비춤)가 동시이며 긍정과 부정이 원융무애하여 조화를 이룬 서산(西山, 淸虛, 

休靜, 1520~1604) 대사의 선심(禪心)에서 선행(禪行)을 표현한 한편의 멋진 詩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