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세상 모든 것은 안의 문제다>

장백산-1 2021. 4. 7. 16:18

<세상 모든 것은 안의 문제다>


인도 북부 라닥크주 해발 4,500m 고지대에 티벳스님들이 깊은 선정에 들어 있는 모습이 한없이 고요합니다.
'오∼옴 마니 반메훔' 낮고 은은히 깔리며 가슴을 시원하게 만드는 노스님의 염불소리가 들려옵니다.

"세상 모든 것은 안의 문제다"

이것은 대우자동차가 만든 미니밴 '레조'의 광고 카피입니다. 달라이라마의 수제자로 잘 알려진 티벳스님의 
참선모습을 담은 맑고 향기로운 광고 카피가 일상에 찌든 사람들의 시선을 잠시 시원하게 끌어줍니다. 처음 
"세상 모든 것은 안의 문제다" 라는 그 광고 카피를 대하며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 할 그런 찡한 감동을 느꼈
습니다. 이 짧은 멘트 속에 어찌 이리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지... "세상 모든 것은 안의 문제다."...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는 듯 가슴 뭉클합니다.

그동안 우리들의 마음 속에 세상 모든 것은 밖의 문제로 돌리기 쉬웠습니다. 가정을 탓하고, 사회를 탓하고,
부모를 탓하고, 국가를 탓하고, 나쁜 내 머리를 탓하고, 모든 남들을 탓하며 그 '작은 나'를 내새우려고 노력
하는 안타까운 모습들... 그 어리석은 삶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명상해 보면 <세상 모든 것은 '나'의 문제, 즉 '안'의 문제>입니다. 우리집은 왜 이렇게 가난한
거야...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불쾌한 직장 상사 저 놈만 없었어도...난 왜 이렇게 못생겼지...내 머리는 
왜 이렇게 나빠...

그러나 나를 구성하는 이 모든 것들은 다름아닌 내 안의 문제임을 다시금 돌이켜 봅니다. 세상 모든 것을 내 
안의 문제로 돌려 놓고 나면 세상이 그렇게도 고요해 집니다. 내 주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모든 조건
들이 바깥이 아닌 바로 '나'에게서부터 나온 것임을 올바로 아는 것이 연기법(緣起法)을 올바로 아는 겁니다.

수행자(修行者)가 받아들여야만 할 진실(眞實) 중 첫 번째가 바로 <세상 모든 것은 안의 문제임>을 믿는 것
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내 안의 문제임을 믿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나에게서 나온 것이니 그 어떤 일도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내가 내 삶을 창조해 내는 조물주(造物主)이며, 신(神)이기도 한 겁니다. 세상
모든 것이 내 안의 문제기에 내 안이 바뀌면 밖도 바뀌게 마련입니다.

내가 싫어하는 다른 친구의 마음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웃고 먼저 다가서고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해 
주는 따뜻한 마음을 낸다면 그 친구는 바뀌게 마련입니다. 나쁜 나의 환경을 탓하기보다 내 스스로 밝은 마음 
짓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면 내 주위가 부처님의 밝은 도량으로 기꺼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바로 내 안의 문제이기에 내 안이 바뀌면 세상도 바뀌는 것입니다.

또한 그 어떤 어려운 삶의 의문일지라도 내 안으로 되돌려 놓고 나면 시원스레 해답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삶의 어떤 괴로운 경계라도 내 안으로 되돌려 놓고 나면 그만입니다. 세상 그 어떤 것도 안으로... 안으로... 
되돌려 놓는 삶이 수행자가 살아가는 진정한 모습일 것입니다.

- 2009.05.13  글쓴이 : 법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