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12가지 길 - 4 번째 명색(名色)의 소멸에 이르는 길
네 번째 ‘명색(名色)’의 지분에서 중요한 실천은 ‘이름(名)과 형색(色)’, 혹은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는데 있다. 명색은 인식의 대상을 뜻하니, 인식의 대상에, 특히 바깥 대상에 끌려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명색을 소멸시킨다는 것은 곧 바깥 대상 자체를 없앤다는 말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나의 허망한 분별의식을 소멸시킨다는 말이다. 소멸시킨다는 말 또한 완전히 없앤다는 말이 아니라, 일으키면서도 그 일으킨 생각에 끌려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비실체적인 것임을 알기 때문에, 집착하거나 끌려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금강경』에서는 ‘세계가 세계가 아니라 그 이름이 세계일 뿐’이라거나, ‘실상은 곧 실상이 아니므로 실상이라고 여래는 설하셨다’, ‘중생은 중생이 아니라고 설하나니 다만 이름이 중생인 것이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이름과 형색이라는 것은 다만 이름 지은 것일 뿐 실체가 아님을 무수히 설하고 계신다.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의 가르침 또한 색이라는 것이 곧 공임을 설하고 있다. 이처럼 명색이란 이름이 명색일 뿐 실체가 아님을 깨달을 때 명색의 지분이 소멸되어 곧 열반에 이르게 된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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