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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모를 뿐' 이라는 사실을 새겨라

장백산-1 2024. 5. 25. 20:59

'오직 모를 뿐' 이라는 사실을 새겨라

 

생존시 서양에서 세계 3대 생불로 추앙받으셨던 숭산큰스님께서는 늘 '오직 모를 뿐' 이라는 화두를 제자들에게주셨습니다.스님께서는“Only don’t know”(오직 모를 뿐)란 한 마디로 미국과 유럽 대륙, 이스라엘에 이르기까지, 숱한 벽안(碧眼)의 지식인들을 구도(求道)의 길로 이끄신 선승이셨습니다.

 

다음 글은 스님께서는 입적하시기 직전까지 하신 말씀이라고 합니다. " ‘너희들 조심해라. 몸도 믿을 수 없고, 마음도 믿을 수 없다. 오직 모를 뿐이란 사실을 새겨라’ "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말은 알음알이, 생각, 지식, 의식으로 파악하지 말고 분별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세계적인 대석학이라고 할지라도, 하나의 논리를 가지고 전혀 다른 결론을 주장하곤 합니다. 정치에서도 상반된 극단적인 생각을 옳다고 여기며 상대편은 완전히 틀리다고 주장하곤 하지요. 옳다고 여겼던 수많은 논리, 사상, 철학, 과학적 지식들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틀렸음이 증명되기도 합니다.

 

사실 알음알이, 생각, 지식, 분별의식, 분별심으로 파악해서 아는 것은 이처럼 허망하여 진실하지 못합니다. 더욱이 세간법이 아닌 출세간법인 불법(마음공부)은 더욱 더 알음알이, 생각, 지식, 분별의식, 분별심으로는 가 닿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세속에서 하는 공부하듯 불법을 공부하곤 합니다. 습관이 그렇게 붙어있기 때문이지요. 판단하고 이해하고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곳에 참된 법은 없습니다. 머리로 불법공부(마음공부)를 해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이지요.

 

간화선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대혜종고 스님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 '지금 바로 참된 공덕을 알려고 한다면 따로 찾을 필요가 없으니, 다만 알지 못하는 곳에서 깨달아야 한다. 만약 '알지 못한다'는 이 한마디를 뚫고 지나갈 수 있다면, 일생동안 배우는 일은 끝이난다.'

 

알려고 하면 반드시 둘로 나뉩니다. 알려고 하는 내가 있고, 그 대상이 있게 되지요. 알려고 하고, 찾으려 하면 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알지 못한다', '모를 뿐'이라는 꽉 막힌 화두를 들고 뚫고 지나가 투탈하게 된다면, 곧장 이 모르는 자리를 확인하게 됩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