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상이 있는 모든 것이 상이 아님을 볼 수 있다면 곧장 여래를 볼 것이다
화엄경의 세주묘엄품에는 부처님 도량에 많은 대중들이 운집하여 한마음으로 부처님을 우러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대중들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죠. " 이들은 온갖 번뇌와 마음의 때를 일찍이 여의었으며, 무거운 업장의 산을 무너뜨렸기에 부처님을 친견하기에 아무런 장애가 없었다"
그에 앞서 부처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 부처님은 사자좌에 앉아 온갖 법 가운데 최상의 법인 깨달음을 얻으셨고... 온갖 복덕이 청정하시며, 설법하시되 마치 큰 구름을 일으키는 듯 하며, 몸이 시방세계에 두루하면서도 아무런 오고 감이 없으셨다"
부처님은 영원히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이 자리에 바로 우리 앞에 청정한 복덕으로 늘 두루하고 계십니다. 또한 늘 매 순간 큰 구름을 일으키듯 법을 설하고 계십니다. 법안, 불지견이 없을 때, 이런 말은 그저 현란한 수식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참으로 진실한 말씀입니다. 부처님은 언제나 이렇게 푸른 하늘로, 흩날리는 꽃비로, 들고양이의 울음으로, 새들의 우는 소리로, 컴퓨터 자판 두들기는 소리로, 들숨과 날숨으로, 재깍거리는 시계초침 소리로 드러나 우주전체에 두루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러한 100% 드러나 있는 부처님, 법신불을 직접 보지 못 하는 이유는 온갖 번뇌와 마음의 때를 여의지 못했기 때문이고, 업장을 소멸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없기 때문에 못 뵙는 것이 아니라, 늘 내 곁에 계심에도 내 스스로 보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법당에 있는 부처님의 형상을 본딴 불상을 보는 것이 부처님을 친견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강경에 나오는 귀절입니다. " 若以色見我(약이색견아)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려 하거나 以音聲求我 (이음성구아) 소리로 나를 구하려 하면 是人行邪道 (시인행사도) 이 사람은 잘못된 도를 행함이라 不能見如來 (불능견여래) 결코 여래를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若見諸相非相 (약견제상비상) 만약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볼수 있다면 卽見如來 (즉견여래) 그즉시 여래를 볼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 모양, 상, 이미지, 형상을 보고 부처님을 친견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모습, 모양, 상, 이미지, 형상이 상이 아님을 볼 때 그즉시 여래를 볼 것입니다. 우주에 충만하고 영겁에 항상하는 부처님을 눈앞에서 뻔히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이 비통하고, 답답하지 않습니까? 그 답답함으로 법문을 계속 들으실 때 문득 우리들과 함께 있는 부처님을 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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