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것들의 성품은 깨끗한 거울과 같이 텅 비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출 뿐
"중생이 평등하게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져서, '나'도 없고, '내 것'도 없거늘, 어찌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고, 어떤 이는 예쁘고 못났으며, 지금이나 이후에 다른 과보를 받습니까?"
"마치 깨끗하게 밝은 거울이, 마주한 사물을 따라서 모양을 천차만별로 비추듯, 업(業)의 성품도 마찬가지다"
-화엄경 보살문명품 -
화엄경의 '깨끗한 밝은 거울'의 비유처럼, 선에서도 이 본래면목, 자성을 '거울'에 비유합니다. 거울은 거울 앞에 있는 사물을 그대로 비출 뿐, 좋다거나 싫다고 분별하지 않고, 얼굴을 찡그리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이처럼 밝은 거울과 같은 우리의 참성품은 텅 비어 그대로 비출 뿐(공적영지)이지만, 거울이 마주한 사물을 따라 거울 속에 비친 모양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이 밝은 거울의 비추는 본성이 나의 참성품인 줄 모르고, 보이는 대상의 모양만 따라가 울고 웃으며, 분별하고 취사간택하게 되면, 그 분별하고 취사간택한 업에 의해 과보를 받게 됩니다.
좋은 것에 집착한 업으로 집착한 것이 내 것이 되지 않을 때 괴롭고, 싫은 것을 거부한 업으로 싫은 것과 함께 해야 할 때도 괴롭습니다. 이처럼 괴로운 업의 과보를 받는 것이지요. 이 괴로움은 고정적으로 본래 있던 괴로움이 아니라 내가 취사간택한 업에 따른 과보일 뿐,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는 그저 올 뿐이지만, 내가 비오는 날을 싫어하면(업), 비가 올 때 괴로운 것(보)이지요. 월급 300을 받고 있지만, 내 마음에서 500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300이 나를 가난하게 하고 괴롭게 만듧니다.
그 모든 모양, 형상, 이미지, 그림자, 일들, 사건들, 존재들, 분별망상들이 오고 가지만, 그 모든 것이 오고감을 비추는 거울의 성품 자리에, 그 보리좌에 앉아 있으면, 아무 일이 없습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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