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온(行蘊)은 의지 작용, 형성 작용이다. 무언가를 행하려는 의지, 의도, 의향 등을 나타내는 것이며, 무었을 하고자 하는 욕구나 바람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것은 업(業)을 일으키는 형성력이 된다. 그래서 업(業)과 행(行)이라는 용어는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십팔계가 촉하면 수상행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눈이 무언가를 보았을 때 수온으로 좋고 나쁜 느낌을 느끼고, 상온으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개념화하여 사유하고 나면, 행온에서 좋은 것은 더 가지고 싶고, 싫은 것은 멀리하고 싶은 의지, 욕구가 일어나는 것이다.
배고픈 상황에서 눈으로 사과나무를 보았을 때, 수온은 배가 고프다는 인연 따라 그 사과에 대해 좋은 느낌을 일으키고, 상온은 그것을 먹을 수 있는 ‘사과’라고 개념 지어 지각하고, 행온은 사과를 따 먹고자 의도, 의지, 욕구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행온은 항상 복수로 나타나는 것으로, 엄밀히 말한다면 ‘의지작용을 필두로 하는 수많은 심리현상들’을 의미한다. 행온은 수, 상, 식을 제외한 모든 정신작용을 다 포함한다. 청정도론에서는 50가지의 심리현상을, 구사론에서는 46가지 심리현상을 행으로 들고 있다. 예를 들면 의도 뿐 아니라 주의, 집중, 의욕, 탐욕, 성냄, 믿음, 양심, 수치심 등이 모두 행온에 속한다. 이 중에도 특히 의도, 의지작용이 행온의 주요한 심리작용이다 보니 행온은 주로 의지, 의도로써 쉽게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의지작용이 내 안에서 일어나면서 업을 지어 가다 보니, 우리는 이러한 의지작용을 가진 ‘의도하는 나’가 있다고 착각한다. 이러한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의도하는 마음작용’이 바로 행온이다.
행온은 이처럼 의지작용, 형성 작용을 말한다고 했는데, 교리적으로 살펴보면, ‘유위(有爲)를 조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위를 조작하는 존재가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그 유위를 조작하는 마음인 행온을 나의 일부로 여기는 것이다.
유위(有爲)란 ‘만들어진 것’, ‘조작된 것’을 뜻한다. 유위법은 ‘일체 모든 존재’, ‘일체 모든 만들어진 것’이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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