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깊고 진지했던 '올블랙' 한강…'따르릉'엔 웃음 [노벨상 현장]
사전 신청 필수, 확인·검색 통과해야 입장…韓 언론 다수 속 해외서도 관심
(스톡홀름=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54)가 스웨덴 한림원 메인홀에 등장하자 카메라 플래시가 잇따라 터졌다.
6일(현지시각) 오후 1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는 입장부터 까다로웠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기자간담회는 한림원에 미리 이메일을 보내 취재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림원 건물 입구에서 직원이 취재를 신청한 기자의 명단을 확인하고, 한층을 올라가면 보안요원이 손전등을 켜고 가방을 샅샅이 들여다봤다.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메인홀은 보안 검색을 받은 곳에서 한층 더 위에 있다. 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인 한림원에서 준비한 명찰을 확인해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입장한 메인홀은 서유럽의 유서 깊은 건물들과 비교할 때 화려한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깔끔하고 소박함이 있었다. 이곳에서 매년 10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간담회 시작 시각이 가까워질수록 취재진도 많아졌다.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인 만큼 한국 언론들이 많았지만, AFP와 스웨덴 뉴스통신사인 TT 등 해외 언론에서도 적지 않게 참석했다.
오후 1시 한 작가가 한림원 직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안경을 쓴 한 작가는 정장과 양말, 구두, 목도리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했다.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간담회는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영어로 질문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 작가는 영어로 된 질문에 바로 한국어로 답했다. 한 작가가 말을 끝내면 통역가가 이를 영어로 전달하는 순이었다.
간담회 시작과 동시에 해프닝도 있었다. 회견장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린 것.
사회자가 제일 먼저 '이번주 전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됐는데, 어떤 한 주를 보냈냐?'는 질문에 한 작가가 "먼저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순간 어디선가 전화벨이 울린 것이다.
한 작가는 깜짝 놀라 자신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뒤 "제 것이 아니었다"라고 웃으며 영어로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작가는 비상계엄과 문학의 의미, 작품 '채식주의자'의 유해 도서 선정 등 여러 질문에 때론 조용히 고민하며 매 순간 진지하게 답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에 '희망'을 말했다.
"요즘은 얼마 전부터, 몇 달 전부터 아니면 그 전부터일지도 모르겠는데, 희망이 있을 거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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