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75

무명(無明)

무명(無明)  무명 (無明)은 ‘명(明)이 없다’는 말로, 그 의미는 각 경전마다의 해석이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진리에 대한 무지를 말하며, 『잡아함경』과 『상윳따 니까야』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사성제(四聖諦)에 대한 무지’로 정의되고 있다. 진리에 대한 무지란 연기법에 대한 무지로써, 이 세상은 모두 연기되어진 존재이며, 연기되어진 모든 것들은 무상하고 무아이므로 고정된 자성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을 의미한다. 인연 따라 연기적으로 만들어진 무상한 존재에 대해 실재한다고 여겨 집착하는 상태가 바로 무지요 무명이다. 실재하지 않는 것에 집착하면 그것은 곧 괴로움이다. 실재하지 않음을 깨달으면 괴로움도 없다. 이것이 곧 사성제다. 사성제에 무지하면,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을 모르고, 괴로움을 어..

즐거움도 괴로움도 모두 내려놓아라

즐거움도 괴로움도 모두 내려놓아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고락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보다 감정적으로 더 예민할 수도 있다. 다만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움을 만나도 함부로 행동하지 않고 괴로움에 부딪쳐도 그로인해 공연히 근심을 더하지 않아 괴로움과 즐거움의 감정에 구속받지 않고 즐거움과 괴로움 모두를 놓아버릴 줄 알기 때문에즐겁고 괴로운 감정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로울 뿐이다. [잡아함경(雜阿含經)]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왔을 때 그 두가지 감정에 얼마나 크게 얽매이고 휘둘리는가의 차이에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워도 그리 크게 호들갑 떨지 않고, 괴로워도 그리 크게 근심하지 않는다. 즐겁고 괴로운 그 두 가지 극단의 감정을..

순관과 역관, 유전문과 환멸문

순관과 역관, 유전문과 환멸문 12연기를 분석  관찰하는 방법에는 순관(順觀)과 역관(逆觀)이 있다. 순관은 무명에서 노사까지 순서대로 사유하는 방법이고, 역관은 반대로 노사에서 무명까지 거꾸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12연기를 분석  관찰하는 방법에는유전문(流轉門)과 환멸문(還滅門)이다. 중생의 생사라는 괴로움이 어떻게 생겨나고 있는가하는 생사유전을 보여주는 것이 유전문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생사윤회라는 괴로움, 노사라는 괴로움이 본래 착각이었음을 밝혀 허망한 괴로움의 세계를 멸하여 본래적인 삶으로 환원시켜 주는 길이 환멸문이다. ‘괴로움이 일어나는 원리’를 설명해 주는 것이 유전연기(流轉緣起)이고,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원리’를 설명해 주는 것이 환멸연기(還滅緣起)다. ‘무명이 있으므로 행이 있..

외로운 중에 사랑이 꽃핀다

외로운 중에 사랑이 꽃핀다  백 명의 사랑하는 사람을 가진 자에겐  백 가지 괴로움과 슬픔이 뒤따른다.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자에겐 괴로움과 슬픔이 없다.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그런 사람에겐 슬픔도 없고 번민도 없다. [우다나] 백 명의 사랑하는 사람을 갖고있는 사람은 백 가지 괴로움과 슬픔이 뒤를 따른다. 백 가지 애착하는 일을 가지고, 백 가지 이뤄야할 바램과 욕망을 가지며, 백 가지 집착을 가지면 백 가지 아니 그 이상의 괴로움이 따른다. 애착이든 바람이든 집착이든 욕망이든 그것은 내가 그 대상을 사랑한다는 말, 사랑으로부터 괴로움이 싹튼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혹은 사람이든 얼마나 되는가를 비추어 보라. 만약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죽게 된다고 했을 때, ..

12연기와 연기법

12연기와 연기법 『잡아함경』 299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십이연기를 설한다. “연기법(緣起法)은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남으로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무명이 있으므로 행이 있고 내지 큰 괴로움이 있으며, 무명이 멸하므로  행이 멸하고 내지 큰 괴로움이 멸한다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법은 곧 12연기다. 12연기는 구체적으로 인간의 노병사(老病死)라는 괴로움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으며, 또한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연기적으로 밝혀주는 가르침이다. 『잡아함경』 299경에서는 12연기를 구체적으로 설한다. “연기법이란 이른바 무명(無明)을 인연하여 행(行)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識)이 있으며, 식..

사랑과 미움

사랑과 미움 사랑이 있는 곳에 걱정이 생기고, 사랑이 있는 곳에 두려움이 생긴다.그러므로 사랑하지 않으면 걱정도 두려움도 생기지 않는다.사랑은 미움의 뿌리이다.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서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법집요송경]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 가면 갈수록, 사랑하는 마음의 애착과 집착이 커 갈수록 동시에 미워하는 마음의 뿌리도 함께 커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사랑이 컸던 사람일수록 미움도 더 크게 마련이다. 사랑은 사랑 그 자체로 남아야 한다. 사랑에 그 어떤 찌꺼기나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그것 자체로 나의 행복은 이미 완성된 것이지,  사랑하기 때문에 어..

카테고리 없음 2024.10.23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오온명상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오온명상  사람들이 마음이 괴롭다고 느낄 때, 그 괴로움을 가만히 오온으로 해체하여 사유해 보면 색 수 상 행 식 오온 중 어느 요소 때문에 마음이 괴로운지가 드러난다. 직장에서 상사가 그런 일 하나 제대로 못 하느냐고 부하직원들 보는 앞에서 화를 냈고, 그 상사의 화로 인해 부하직원의 화와 수치, 괴로움이 일어났다. 이런 경우엔 수상행식 전부가 괴롭다. 가장 큰 괴로움은 아마도 의지작용 즉, 행온의 괴로움일 것이다. 직원들 앞에서 상사에게 욕을 얻어먹고 싶지 않은 욕구,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의지가 있다. 그 의지와 욕구가 깨지기 때문에 행온이 괴로운 것이다. 이런 식으로 행온이 나를 ‘인정받지 못한 나’, ‘직원들 앞에서 창피한 나’를 조작해 내고, 식온은 그렇게 ..

사랑도 미움도 다 놓아버려라

사랑도 미움도 다 놓아버려라 미워한다고 소중한 생명에 대하여 폭력을 쓰거나 괴롭히지 말며,좋아한다고 너무 집착하여 곁에 두고자 애쓰지 말라.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증오와 원망이 생기나니사랑과 미움을 다 놓아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이 세상에는 너무 좋아할 것도 없고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 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 데서 오며, 죽음에 대한 괴로움은 삶을 좋아함, 즉 계속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가난..

인식(識)적 괴로움의 소멸

인식(識)적 괴로움의 소멸  식온(識蘊)의 괴로움, 즉 인식(識)적 괴로움은 분별과 인식에서 오는 괴로움이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 괴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다른 것과 비교하고 분별해서 차별적으로 인식하면 그러한 차별적인 인식에는 좋은 것 싫은 것이 생기고, 열등과 우월이 생겨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괴로움이 생겨난다. 식온은 수온과 상온의 도움을 받아 행온이 만들어낸 세상을 왜곡하고 비됴하고 분별하여 자기 식대로 인식한다. 그런데 수온과 상온, 행온 자체가 고정된 실체가 없고, 왜곡되기 쉬운 데이터이기 때문에 당연히 식온 또한 허망하다. 사람들은 눈귀코혀몸뜻으로 마주하는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을 식(識)이 비교하고 분별하여 인식한다. 예를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