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72

세상이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

세상이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 사람들이 사는 일상은 육근이 청정함과 육근이 오염됨의 상태가 반복된다. 육근은 주로는 오염되어 있다가 깨어있을 때 육근이 청정함의 순간을 때때로 마주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떠나 새벽 일출을 마주하는 순간이나, 등산을 할 때 산모퉁이를 돌아 드디어 정상에 섰을 때 그 장엄한 툭 트인 장관을 마주할 때처럼 생각이 멎고 ‘아!’ 하며 감동하는 순간, 우리는 눈으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된다. 그 순간 안근청정의 상태가 된다. 바로 그 때는 안근과 색경의 분별이 없다. 그러나 연이어 생각이 개입되기 시작한다. 예전에 보았던 일출과 비교하면서 ‘예전에 보았던 일출보다 못하군! 혹은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어떻게 하면 사진에 잘 담을 수 있을까’ 등 분별과 비교, 해석..

카테고리 없음 2024.11.14

가득찬 것은 고요하다

가득찬 것은 고요하다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어리석은 자는 반쯤 채운 물항아리와 같이 철렁거리며 쉬 흔들리지만,지혜로운 이는 물이 가득 찬 연못과 같이 평화롭고 고요하다. [숫타니파타] 물의 교훈을 배워라.울퉁불퉁한 계곡과 협곡 속에서 시냇물과 폭포는 큰 소리를 내지만, 거대한 깊은 강은 조용히 흐른다.빈 병은 소리가 요란하지만 꽉 찬 병은 마구 흔들어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바보는 덜그럭 거리는 냄비와 같고, 현자는 고요하고 깊은 연못과 같다. [숫타니파타] 가득 찬 것은 소리를 내지 않듯, 내면의 뜰이 꽉 찬 사람은 침묵한다.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애를 쓰고, 말을 많이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애써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다만 행동으로 보여줄 뿐이다..

내가 있기에 세계가 있다

내가 있기에 세계가 있다 부처님의 6가지 감각기관  처럼 사람들의 육근이 청정하게 수호되어 오염됨이 없이 보게 되면 다만 ‘볼 뿐’이지, ‘보는 나’와 ‘보이는 대상’을 나누는 분별도 쉬게 된다. 아무 분별 없이 그저 볼 뿐, 나와 대상이 있어 내가 대상을 본다는 분별이 없다. 나와 경계를 둘로 분별하지 않는다., 육근과 육경을 둘로 분별하지 않는다. 두 개의 볏짚이 서로에게 기대야지만 함께 설 수 있듯이, 육근과 육경은 서로가 서로를 인연으로 해서 있는 것 같이 보일  뿐, 육근과 육경은 독자적으로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를 때, 사람들은 ‘내가’, ‘생각’을 한다고 여기면서, 나와 생각을 두개의 대상으로 나누어 놓는다. 생각하는 나(의근/意根)와 생각하는 것(법경/..

나 만의 길을 가는 즐거움

나 만의 길을 가는 즐거움 남에게 예속되는 것은 고통이요, 독자적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은 즐거움이다. [우다나] 남에게 예속되어 있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노예가 되는 것만이 예속되는 것은 아니다. 남에게 내 마음이 예속되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노예의 삶이다.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남에게, 상대에게, 내 바깥의 것들에 많이 예속되어 있는가. 돈에 예속되고, 명예에 예속되고 , 권력에, 지위에, 이성에, 학벌에, 배경에 얼마나 많은 것들에 예속되어서 살고 있는가. 그런 것들이 많으면 행복해 하고, 적으면 괴로워하는 외부적인 것들에 휘둘리는 삶이 노예가 아니고 무엇인가. 무엇에든 예속되는 것은 괴롭다. 독자적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즐거움이다. 나 홀로, 어디에도 휘둘릴 것 없고, 예속될 것 없..

내 마음이 깨끗할 때와 오염될 때

내 마음이 깨끗할 때와 오염될 때  사람들의 6가지 감각기관인 육근(六根)은 끊임없이 외부 경계에 휘둘리고 사로잡힌다. 그러나 육근은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외부 경계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외부 경계는 언제나 여여하게 오고 여여하게 갈 뿐이다. 문제는 여여하게 오고 여여하게 가는 외부 경계의 그러한 중립적인 현상에 대해 분별하고, 해석하며, 휘둘리고, 사로잡히며, 오염되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다. 겨울은 춥고 여름은 더우며, 비 오는 날도 있고 바람 부는 날도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연의 이치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겨울은 좋아하고 여름은 싫다거나, 바람 부는 날은 좋고 비 오는 날은 싫다거나 하며 중립적인 외부 경계를 자기 식대로 해석 판단 분별하기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

외로운 삶을 부러워한다

외로운 삶을 부러워한다 우리는 숲 속에서 외롭게 홀로 살고 있다. 숲 속에서 나뒹구는 나뭇잎 같이...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부러워한다.마치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이 천상에 사는 사람을 부러워 하듯. [장로게경] 숲 속에서 나뒹구는 나뭇잎처럼 외롭게 홀로 살라. 그러나 외롭게 홀로 존재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그것은 올곧은 수행자의 무문관 수행처럼이나 힘겨운 일이 될 수도 있다. 몸도 마음도 혼자가 되어 살아갈 때  첫 느낌은 지독한 외로움이다. 외로움에 몸서리쳐지는 고독감을 피해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고,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고, 다른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끓는다. 몸은 혼자 있지만 마음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구하고 찾아 나서곤 한다. 그러나 바로 그 마음을 온전..

육경(6가지 경계) - 6가지 감각의 대상

육경(6가지 경계) - 6가지 감각의 대상 경계(境界)가 뭐냐고 묻는 초심자들이 있다. 법문을 듣다 보면 ‘경계(境界)에 휘둘리지 말라’는 말을 듣는데, 여기서 말하는 경계가 육근(六根)이라는 6가지 감각의 대상인 육경(六境)이다. 보면 보는 것에 끌려가 휘둘리고, 들으면 들리는 소리에 끌려가 휘둘리며, 향, 맛, 감촉, 법에 끌려가 휘둘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실 눈 귀 코 혀 몸이라는 오근(五根)이 그의 대상인 색 성 향미 촉인 오경(五境)을 마주할 때는 순수하게 감각, 지각하기만 할 뿐, 그 대상에 대해 자세히 분별해서 알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오경을 분별하여 휘둘리고 끌려가는 작용을 하려면 여섯 번째 근(根)인 의근(意根)이 필요하다. 앞에서 의근은 오근이 개별적으로 인식한 내용을 모두 다 한꺼번..

마음의 본래 성품

21. 마음의 본래 성품  중생심  일으키는 모든 마음이 번뇌바람이 불면 흔들리던 물이  바람 그치면 다시 고요해지 듯분별심 · 집착심으로 중생 됐어도 원성실상 모습은 잃지 않아 원성실상에 대한 비유이다.“선남자여! 마치 눈병이 치료되어 깨끗한 눈을 가진 사람에게는 갖가지 어지러운 경계들이 사라진 것처럼 원성실상 또한 그러함을 알아야 한다.”원성실상이란 원만하고 참다운 마음의 모습이라는 뜻이다. 중생의 마음은 인연에 의해 나타나는 의타기상이지만, 중생은 이 사실을 잊고 분별심과 집착심으로 인해 중생의 마음을 변계소집상으로 잘못 인식한다. 마음 스스로가 마음을 미혹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이렇게 왜곡된 모습으로 전락하더라도 마음의 본래 모습이 변하거나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는 마치 눈병이 난 사람..

내 마음 상태가 걱정되시나요?

내 마음 상태가 걱정되시나요? 어찌하여 사람들은 깨닫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 스스로 고통에 빠져 고통스러워하는 걸까?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내면의 감정을 그림을 통해 이해하고 ‘알아차림’하는 것을 미술 심리치료라고 한다. 미술 심리치료는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큰 효과가 있다. 이번 명상수업을 하는 동안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함께 하였고 그중 미술 명상도 포함됐다.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호흡명상을 한 후 하얀 종이와 연필로 집과 나무와 사람을 그리게 한다. 어떤 이는 그림을 못 그린다며 안절부절하거나 우물쭈물한다. “괜찮다, 못 그려도 괜찮다”를 반복한다. 그림을 그린 후 “이 집의 분위기는 어떠합니까?” “이 나무는 숲속에 있나요?” “이 사람은 행복합니까?” 하며 그린 그림을 함께..

혼자 있을 때 즐거움이 찾아온다

혼자 있을 때 즐거움이 찾아온다 홀로 앉아 있어라. 수행자의 길은 혼자 가는 길이다. 홀로 있을 때 즐거움이 찾아온다. [숫타니파타] 수행자가 가는 길은 혼자 가는 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행복을 느끼고, 포근함을 느끼며, 사랑을 느껴왔다. 그래서 혼자가 되면 늘 불안하고 어쩔 줄 몰라 당황하곤 한다. 그러나 참된 내면의 행복은 혼자 있을 때 찾아온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한 것, 돈이나 명예 권력 등이 나와 함께 할 때 행복을 느끼는 것, 수많은 물질적인 소유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은 거짓이고 유한하다. 홀로 있으면서도 스스로 당당하게 걸을 수 있다면, 그 어떤 외적인 소유며, 사람이며, 물질에도 휘둘리지 않는 호젓한 정신을 소유하게 된다. 혼자 있을 때 사실은 전체와..